일상/일기2011. 1. 8. 21:12
요즘의 나는 왜 살아가는걸까. 문뜩. 내안에 튀어 나온 말이다. 공부도 예전만큼 재밋지 않고 연구도 예전만큼 열정적이지 않는다. 월요일이면 다시 미뤄두었던 스터디를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오늘부터 부지런히 공부를 해야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공부도 그 무엇도 도저히 정말로 하기가 싫다. 친구들은 어느세 하나둘 학교를 떠나고 나만 여기 혼자나마 가야할곳을 모르고 있다. 다들 자신들만의 작게 혹은 크게 성취하면서 살아가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나는 어떤 성취도 만족도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퇴보만 하고 있는것을 느낀다. 언제 부터였을까.. 몇년전에 심리적인 삶의 기반을 모두다 잃어 버렸을때 였을까.? 아니면 자기 스스로에게 대단히 실망 했을때였을까.? 아니면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을때부터였을까.?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산다. 혹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또 받기도 한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했고 또 받기도 했다. 그만큼의 나이와 그만큼의 무게를 가지고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격는다. 같은 경험을 또 격기도하고 비슷한 일을 또 받아들인다고 해서 조금 덜 아프거나 조금더 아프거나 하지도 않는다. 단지 자기만의 슬기로운 극복방법을 찻아가기 마련이다.  여러분들만의 방법은 무엇인가? 나만의 방법은 '속이기' 이다. 거짓말을 하는것이다. 
속이기의 첫번째  방법은 남을 속이는것이다. 좀 하수적인 방법이라고 할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자신은 괜찮은 척 쿨한척 하는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도도해 보이는 여자도, 쿨해보이는 남자들도 자주쓴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정말 그런줄알고 그렇게 대해준다. 스스로 자존심은 지켰다고 생각하고 안심한다.
속이기의 두번째 방법은 자시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사실을 속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거나 혹은 없는 사실을 창조해 낸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착각일수도 있고, 누군가가 말하는 심리적인 병일지도 모른다. 이 방법을 쓰면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도 사귈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남자친구의 존재자체를 부정해 버리면 되니까. 어자피 내가 볼일도 없고 만날일도 없으므로 그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이렇게 자신을 속여 버리면 불만족스러운 상황도 혹은 이상과 다른 현실도 잘 받아들이고 만족하면서 살아간다.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이라던지 주변사람들의 슬픔이라던지.. 그런 사람들 특징은 자기 일을 남에일 이야기 하듯 하게 된다. 전혀 나쁜것도 아니고 자기를 보호하려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속이기의 마지막 방법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것이다. 이 부분까지는 아직도 시행해 보지도 않았고 가능한지도 의문이긴 하지만, 자신이 살아 남는 좋은 몇가지 방법중에 하나다. 최근에 도전해 봤지만 실패했다. 이 방법은 사실을 속이는 것을 도저히 피해가지 못할때 쓰는것이 가장 적당한데 정상적인 사람은 잘 못쓰기 마련이다. 이럴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그 사실 자체를 잊어 버리는것이다. 의학적인 방법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모든걸 차단해 버리고 기억이란 진한 커피에 물을 타듯이 시간을 드리 부어 낸다. 결국엔 커피도 그렇게 그냥 물이 되듯이 기억도 깨끗해지기 마련이다. 사람의 기억이란건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도 나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없다. 내가 소중히 가지고 있던 기억마저도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 것이 이런 방법이다. 사랑은 '사실'이 아니라 '감정'이기 때문에 쉽게 부정할수가 없다. 시간에 기대서 하나씩 잊어간다. 웃는 얼굴, 말투, 따스한 느낌이라던지 분위기라던지. 그런것들이 모두 머리속에서 지워지고 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다시 만났을때 편안하게 볼수 있다. 아무렇지 않은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이런 말이 있다. 정말 백번 맞는 말이다. 
자신의 과거가 어찌됬던, 누굴 만나던, 막상 만나는 사람은 무슨 죄란 말인가? 자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과거의 편력이나 슬픔이나 상처때문에 지금 만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면 그것만큼 불공평 한일은 없을 것이며, 상처를 안고 살면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사랑받기도 몇배는 더 힘들어지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면을 보면 완전히 틀린말이다. 누구든 힘든 기억이 있으면 극단적으로 움추러 들수밖에 없다. 그사람이 불운한건지 전생에 세상을 멸망시켰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이 있다. 그사람들이 선하면 선할수록 더 찻아 오는일도 많다. 결국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누군가를 만나는데 소극적이 될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모든걸 포기하게 되서 지금 세상의 수많은 솔로들을 양산해 낸다. 
지금까지의 나는 그런 노력에 조금도 뒷걸음질 치지 않고 노력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수 있다. 하지만 이제 전처럼 삶의 강한 의지가 있는것도 아니고 나이는 나이대로 먹었고 그에비해 이룬건 거의 없을 분더러, 자기 앞가림 마저도 잘 못하는 상황이 됬다. 이젠 저 말대로 할 자신도 별로 없다. 물런 새롭게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면 저렇게 되겠지만, 저 시작을 끊을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전에 쓴 소설 benisaf는 자전적 내용이다. 거기 나오는 모든 인물을 실존하는 인물이며,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상대방이 느꼇을 법한 감정을 추측해서재구성 한것이다. 예전에 그걸 충동적으로 지워 버렸다. 이제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나만의 시각으로 예쁘게 포장되서인지.. 알수는 없지만..
지금 쓰고 있는 소설 틈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사랑에 상처받고 사랑을 시작하기 힘들어하는 한 남자가 수진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수진이라는 인물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과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물런 이게 내용의 다는 아니다. 소설 종반엔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이 숨어있고, 그 반전은 이 소설의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완전히 소멸시켜 버린다. 더이상은 스포일러.. 실제 세상에서 수진같은 사람은 없다. 적어도 본인은 본적이 없다. 앞으로 없을거 같다. 현실에서 주인공 연준처럼 상처받은 마음으로 자신을 날카롭게 날을 세우면 죽을때 까지 외로울 수밖에 없다. 연준의 케릭터는 작가 스스로에게서 빌려 왔다. 물런 지금까지와는 본인과 거리가 있지만 앞으로는 비슷할 예정이다. 

오늘은 스스로의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중에 하나인 날이다. 늘 닮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사람을 이제 닮아가고 싶어졌다. 비록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낯설어 보이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을때쯤.. 분명히 행복해져 있으리라고 믿는다. 몇일전부터 얼어붙은 겨울 호수가 보고 싶었었다. 이 글을 저장하고 그 겨울 호수를 보러 가야겠다. 
Posted by blind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