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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2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 하는가?"
2010. 1. 2. 21:19
오늘에야 비로서 이 책을 다 읽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지인에게 한권 선물 했었지요.. 오늘은 하동관에 가서 곰탕을 한그릇 하고 (아.. 정말 맛집이긴 하더군요.. 강한 맛보다는 '이게 곰탕이다..'랄까..;;) 이리 저리 홍대를 배회하다가.. 카페 Maro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솔직히 연애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거의 철학과 심리학에 대한 서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비유가 적절하면서 심층적인 묘사를 하고 있는데요. 
(출처: 다음 책)
어떤 부분은 공감하게 되고 어떤 부분은 공감하지 못하겠는 부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아직 연애 경험이 많이 모자란 것도 있고 여자를 오래 사귀어 본적이 없는 저로서는 중간부분에 익숙해짐이나 권태, 다른 사람에 대한 유혹 등은... 제대로 이해하긴 힘들었고 그냥 그렇지 않을까.. 라는 정도로 이해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외에는 서로를 인지하거나 이해하는 부분은 그리고 처음 만나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들과 이런 부분들도 상당히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이 클로이란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헤어지기 까지의 과정들을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기록하며 분석하는 내용들인데요. 
처음에 만나서 서로를 우상화 하고 사귀게 되고 나서 부터 그런 부분들이 무너지는 과정이라던지,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를 간섭하고 변화시키려 하고 싸우는 면면들이 인상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몇개의 문구를 보면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둘 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것은 상대가 따분한 사람이란 뜻이다. 그러나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둘 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따분한 사람은 나 자신이 되고 만다.

마흔이 되면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얼굴을 가지게 된다. -조지 오웰

등등의 문구들은 신선한 상쾌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제가 가장 기억나게 읽었던 부분은.... 흠..(약간의 스포일러 일수도 있는데 별로 중요하진 않습니다..)
주인공이 클로이와 헤어지게 되면서 가지게 되는 감정들인데요. 여기서 주인공인 '나'는 친구 윌에게 클로이를 뺏기고 말죠..ㅠ_ㅠ 여기서 주인공은 심각한 자기 혐오와 좌절에 빠지게 됨니다. 주인공은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데요. 자살.. 이 자살을 통해 주인공은 클로이 없이는 한순간도 살수 없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감정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클로이가 자신의 사랑을 이로서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가지게 되지요. 모든 사람들은 연애를 할때 진심을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이 사람 없이는 인생에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의 존재의 의미조차 부정해 버립니다..(정상적이며 순수한 사랑에서는 이 부분은 자명한 부분에 속한다는건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요..)
특히 처음 사랑을 하게 될때나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할때.. 사람은 그 사람을 자신의 모든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여기서 부턴 약간 저의 의견..) 하지만 뭐가됬든.. 이별은 찻아 옴니다.. 정말 어쩔수도 피할수도 없게 가혹하리 만큼 이별이 찻아오게 되죠.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늘은 이 사람을 위해서 무엇이라고 희생할 수 있을거 같은데, 몇 달 후에는 그 사람을 피하려고 일부러 길 또는 서점을 지나쳐버린다는 것은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이래서 이별이 아픈 거겟죠..
어쨋든 아시다 시피 모든 사람이 책의 주인공 처럼 죽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죽어버릴까.. 라고 생각을 안해본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그냥 꾸역꾸역 인생을 살아가던지, 현실을 부정하며 술에 쩔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결론은 무엇이느냐.. 정말 죽을거 같은 시간이 지나면 '나'는 그녀 없이 잘 살아갑니다. 언제 있었냐는 듯이.. 누군가의 표현대로 밥 잘먹고 잠 잘자고 살아가죠.. 하지만 그때 그 마음과 기억은 어느정도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어 동시에 살아갑니다. 여기서 역설이 생깁니다. 사랑은 완전하고 그 사람없이는 도저히 살수 없을거 같은데 잘 살고 있죠. 
그렇다면.

1. 난 그녀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았다.

2. 사랑이란 녀석이 원래 그런거다.

3. 내가 이상한 녀석이다.

3번은 좀 비약 일수도 있는데 별로 중요한 논의에 넣지 않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그래봐야 자기 혐오에 빠지기만 할테니까요.

1번의 경우, 처음 한번에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1번 의문에 회의가 듭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난 진실된 사랑을 한번도 안해 본거야?'
라구요..  시간이 지나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진실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운명을 비관합니다.

2번의 경우, 점점 사람이 사랑이란 가치를 가볍게 보면서 냉소에 빠져듭니다. 2번에 대한 인식이 깊어 질수록 오히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진실한 사랑을 하는데 장애물이 되죠. 이런 면에서 연애를 많이 하면 자기 자신이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기분은 들지만..(여자를 대하거나 남자를 대할거나 서로를 이해하는데 말이죠.) 사랑의 진실성과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멀정한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을 하면 언젠가 이별이 온다 라는 명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기가 사랑을 하게 되면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사실이겠죠..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가 봅니다..

비록 알랭 드 보통처럼 철학자처럼 이야기 하진 못했지만 제 수준에서 나름 노력해서 글을 써봤습니다. 올해 제 나이가 27인데 알랭 드 보통은 26에 이 책을 썼다니까 정말 믿어지지 않네요..
Posted by blind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