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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1.01.29 뼈아픈 후회 / 황지우
  7. 2011.01.27 눈물의 룰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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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1.01.26 2011년 1월 26일 3
  10. 2011.01.19 닫힌 도형의 면적을 구하는 프로그램 3
소설/틈2011. 2. 22. 19:09
이 소설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처음 생각해 냈을때는 벌써 2년전의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그땐 많은것들이 불안했고 또한 많은것들이 무겁게만 느껴지던 때였습니다. 마음속 깊이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스스로에게도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던 때였죠. (이건 지금도 마찮가지일까요?;; ) 하루는 잠을 자다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아무 생각이나 마구잡이로 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생각난 인물이 수진이란 인물입니다. 모든 남자들이 그러하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사람을 생각해봅니다. 자신이 어떤 모습이라도 변함없고 한결같은 사랑을 주는 그런 사람을 생각해보곤 하지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든 현실속에는 이런 사람이 없습니다. 이미 이런 설정 자체가 현실성이 다분히 떨어지게 되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것은 정말이지 좋은 일이지만 그냥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도 않고 자존심상할거 고민하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마저 두려워 하고 또 과거에 얻었던 사랑에대한 여러가지 징크스라던지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하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행복해 한다는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만 가지고 있는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체적인 이야기를 좀더 현실적으로 사실적으로 만들수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스토리가 이 틈이라는 소설의 기본 스토리 입니다. 운명이나 행운이나 드라마틱해 보이는 사건과 사실들도 현실의 벽앞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기에 조금더 현실적이면서 잔혹한 상황을 끼워 넣어 보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만든 이야기인것이죠. 
전체적으로 스토리 전개에서 반성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끝부분에 너무 속도를 내버린것도 그렇고.. 나이가 들어서의 연준과 수진의 심리를 묘사하는것도 많이 서툴렀습니다. 아직 제가 많이 어려서인지도 모르죠. 
정말 오랜 시간동안 한사람에게 비밀을 간직한체 같이 사랑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아마 그누가 생각해봐도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숨긴 긴 짝사랑을 해보았듯이 누구나 조금은 수진의 마음을 공감해볼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틈을 연재 했으니 이제 조금 한템포를 늦추고 새로운 이야기들로 나중에 다시 찻아 오겠습니다. 아마 개강하면 많이 바빠져서 새로운 소설을 쓰는데 무리가 있겠지만 종종 틈나는대로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들을 잘 정리해서 한편한편 써나가 보도록 할게요. 결말 부분에 수진을 찻아가는 연준이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수진이를 만나는 것까지 해볼까 하다가 거기 부터는 독자의 상상력에 맞기는 것이 더 좋을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전처럼 다시 부부로 살아갈수 있을지 없을지도 보는 사람의 관점이 나 마음이 알려줄거라고 믿습니다. 해피엔딩이나 아니냐는 여러분이 판단하시면 좋을거 같네요. ^^ 
Posted by blindfish
소설/틈2011. 2. 22. 01:15
15. 돌아오지 않는 숲
조금씩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림을 들어올려서 벽에서 내리자 벽뒤에 작은 서랍장이 하나 있었다. 그 서랍장을 열어보니 100년은 되어 보이는 쾌쾌한 책이 한권 있었다. 한눈에 나는 그것이 아내의 일기장임을 알아 챘다. 우선은 문하생들의 눈을 피해 일기장을 가방안에 넣었고 문하생들이게 짦은 인사를 하고 나서 작업실 앞에 작은 호수로 향했다. 전에 아내를 위해 만들어둔 작은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서는 일기장의 앞부분부터 차근차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일기장의 내용들은 너무나 나에게 충격적인 것들이었다. 연진이가 대학시절에 내가 만난 수진이라니.. 이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걸까. 서늘한 바람이 불어 왔고 긴 햇살이 온화하게 내리쬐고 있는 조용하고 잔잔한 호수앞에 앉아 있었지만 여기에 있는 내 시간은 뭔가 멈춰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내 아내는 나의 사랑하는 아내이자 내가 애지중지 키웠던 딸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제부터 나의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겠었다. 차근차근 마음을 다잡으며 일기장을 보았다. 일기는 우리가 만나고 수진이가 살았던 모든 일상들이 빽옥하고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분량도 너무 많아서 한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울 정도 였다. 해질녁까지 차분하게 일기를 읽었다. 건너뛸부분은 건너뛰고 보면서 어느세 마지막 부분까지 이르렀다. 일기의 마지막 부분은 바로 어제 쓴 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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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진이에게 모든것을 이야기 했다. 연진이는 많이 힘들어 했고 나도 그것을 격어 봐서인지 연진이가 많이 안쓰러웠다. 이제부터 수진이로 살아야 하는 내딸 연진이.. 내가 처음 엄마에게 그말을 듣고 나서 밤세도록 고민했을때 들었던 생각은 내가 과거로 가지 않는 다면 어떻게 될까란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분명 아빠는 엄마같이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겠지.. 그리고 언니는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거고 나는 이렇게 따스하고 좋은 부모님과 살수도 없었겠지. 너무 소중한 언니와 이렇게 행복한 자매로 살아 볼수도 없었겠지. 그런생각들이 들면서 이제는 부모님도 언니도 다시는 볼수 없게 되겠지만 그 누구도 죽은것도 아니고 영영 못만나는것도 아니고 분명히 언젠간 다시 만날수 있는 사이란걸 마음 한켠으로 계속 기대해 볼수 있지 않을까. 어린 나는 그런 생각들에 꽉 차있었고 어느정도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들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자신감에 차있었던거 같았다. 실제로 그후에 그런 자신감을 유지해 나가기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연진이에게 이야기 할수만은 없었다. 
과거로 돌아갔을때는 엄마가 작업을 했던 작업실 앞 호수 근처였다. 실험 장비를 세팅해 두었던 그대로 연구소에서 약 2키로 정도 떨어진 작업실.. 그때는 작업실도 없었고 그냥 황량한 벌판이었다. 그때부터 어린 나는 모든걸 스스로 해나가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고 외롭고 쓸쓸한 시간들을 지나 대학에 오고 사람들을 만나고 중간에 회사도 다니면서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일년이 지나고 삼년이 지나고 점점 그곳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어디서 왔는지 왜 이곳에 왔는지도 차차 잊어갔던거 같았다. 남자친구도 사귀고 친구들이랑 여행도 다니고 명절이나 휴일에는 많이 외로웠지만 그것도 조금은 견딜만 했다. 그렇게 살아가던 중에 처음으로 아빠를 만났다. 연준.. 그는 역시나 생각대로 나를 알아보지도 못했지만 나는 한눈에 그 사람이 나를 바라보던 아빠란걸 알았다. 너무 신기하고 반가워서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이랑 친해질까 고민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다시 엄마가 준 일기장을 열어보면서 나는 미래에 일어날 많은 일들을 알게 되었다. 물런 모든일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지만 내가 특별히 다르게 행동하지 않는 이상 그대로 흘러 갔다. 처음엔 연준이란 사람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준이란 사람은 내가 알던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사람이 아니란걸 알게 되었다. 어딘가 날카로웠고 어딘가 삐딱했다. 그로인해 나도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마음도 많이 아팠다. 그는 너무 어둡고 차가웠다. 몇일씩이나 힘들어했었다. 그를 만나러 과거로 왔는데 그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때가 아마 가장 힘들었던때가 아니었을까... 그때 가장 서러웠던거 같다.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너무 보고싶었다. 그 모든것들을 포기하고 저 사람을 위해 여기 까지 왔었는데.. 너무 억울하고 아팠다. 결국 그를 포기하고 잘 살아보기 위해 노력했다. 오래 전부터 나를 좋아해주던 사람도 있었고 주변사람들도 너무 좋았다. 뭐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 선배를 만나면서도 마음 한컨이 많이 공허 했다. 선배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었지만.. 선배를 만나면서 한순간도 내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그것은 연준이라는 사람때문이 아니라 그 인기도 많고 항산 학과에서 여자들에게 분란을 만들었던 선배 스스로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재밋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가끔씩은 그의 달콤한 말들도 진심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을때쯤.. 선배와 헤어지게 되었다. 다시 만난 연준이라는 사람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나를 만나지 못했던 시간동안 그 안에서 뭔가 심경의 변화들이 있었나 보다. 그랬다. 그제서야 내가 알던 연준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연준오빠의 서툰 행동들, 표현들을 보면서 이 사람에게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를 만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어떤 경우에서라도 참 한결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이었고 나 또한 그런 한결같음을 가지고 그를 대해 갈수록 그는 나에게 좀더 마음을 열어 갔다. 중간중간에도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엄마가 왜 아빠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모든게 행복하게만 따사롭게만 지나게 될줄 알았던 나의 마음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던건 내딸 연진이가 사춘기를 지날 무렵부터 였다. 연진이가 조금씩 모든 기억과 완성된 인격을 만들어 갈수록 나 스스로가 연진이에게 자꾸 겹쳐 보이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남편은 자꾸 아버지의 모습에 겹쳐보이기 시작했다. 몇십년간이나 잊어버리고 지내던 혼란들이 다시금 나를 찻아왔다. 더욱이 주현이를 볼때마다 더 혼란이 커져만 갔다. 내가 낳은 사랑스런 딸이지만 주현이가 커갈수록 자꾸 어린나를 손잡고 데리고 다니던 언니가 생각났다.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시아버지나 시어머니 같은 부모님이 있었으면 좋겠고 시누이 같은 동생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들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연진이가 오늘 나에게 엄마는 행복했었냐고 말했을때 자신있게 말했지만 조금은 주저할수 밖에 없었다. 나 스스로도 이미 자신이 없었다.
한동안은 이 혼란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동안 남편에게 티내지도 이야기 하지도 못했지만 스스로 너무 힘들었다고 좀 도와달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수가 없다. 주현이한테도 미안하고 남편에게도 미안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난 분명히 견디지 못할것이다. 힘들다...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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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기는 끝이나 있었다. 난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체로 그녀의 사랑을 한없이 받기만 했었다. 그녀는 이 모든일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크게 힘든 내색 한번 안하고 잘 살아 왔던거였다. 내가 너무 나약했고 내가 너무 그녀를 몰랐다. 일기장을 덥고 주변에 낙엽과 나무를 모아 작은 모닥불을 피웠다. 그리곤 미련없이 일기장을 불속에 던져 넣었다. 이것을 혹시라도 어떻게든 주현이가 보게 된다면 아마 연진이보다 나보다 아내보다 주현이가 너무 힘들어질거란 생각이 들어서 일것이다. 그리고 우선 주현이 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 어디에요? "
"아빠 잠깐 엄마 작업실에 왔었어.."
"엄마는 찻았어요? 연진이는요?"
"주현아 조금만 더 기다려 아빠가 꼭 엄마 찻아가지고 올게.. 엄마 어디있는지 아빠가 알거 같아."
"정말요? 아빠만 믿을게요. "
그후로 조금더 주현이를 달래고 차에 올라 탔다. 아내가 갈곳은 아마 한곳밖에 없었을거다. 아마 우리와 나이가 비슷할거라고 생각되는 그녀의 친부모일것이다. 내가 그녀라면 분명히 그곳을 먼저 갔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부터 아내에게 연진이의 친부모에 대해서 들어 본것은 많지 않지만 어디에서 살고 어떻게 사는지는 다행이 내가 따로 알아본바가 있었다. 우선 무조건 남쪽으로 속도를 냈다. 아내를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무엇이 되었던간에 아무일 없었던거처럼 미소지으면서 다 알고 있으니까 그만 힘들어하라고.. 힘들면 같이 힘들어 하자고, 그렇게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것에 차갑고 날카롭게 삐딱하던 내 모습을 따스하게 감싸주었던 그녀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끝, 


Posted by blindfish
소설/틈2011. 2. 20. 22:33

14. 평행우주
처음으로 눈을 떳을땐 병원 응급실 안이었다.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렸고 시야도 희미했다. 사물들의 촛점이 맞아 들어가기 시작하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것은 평평 울고 있는 주현이었다. 주현이 얼굴을 보자 미소가 지어졌다.
"주현아, 병원이야?"
"네. 아빠. 어떻게 된거에요. 이게.. 뭐에요. 엄마는 연락도 안되고 연진이도 어딧는지 모르겠어요."
"그래 주현아 일단 진정해 아무일도 없어. 아빠 괜찮아. "
옆에는 주현이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학생이 한명 서있었다. 
"자네.. 그래.. 인사는 나중에 하고 지금 내 담당의를 불러줄수 있겠나?"
"안녕하세요. 네 조금만 기다리고 계세요."
희멀거 해보이는 외모보다 믿음직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아이었다. 
"주현아 연구소는 모두 내려 앉은거니?"
"네.. 다.. 다 타버렸어요.."
"오늘 무슨 요일이야?"
"월요일이요. 딱 하루 종일 의식이 없었어요."
일단 감각이 닿는 몸 구석구석을 체크해봤다.  뒷머리쪽이 조금 따끔한거 말고는 아무곳도 크게 아프거나 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마침 주치의가 왔다. 의사는 차트를 들어올리자 허공에 순식간에 내 몸의 내부 장기구조와 신체 해부도를 3차원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환자분 의식이 돌아 오셨군요. MRI와 중성미자산란 검사결과 딱히 뇌와 다른 신체에 이상이 있는 부분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외과적 소견상으로는 머리 뒷쪽에 타박상과 조금 찟어져서 생긴 출혈말고는 크게 다치신 곳은 없지만, 큰 충격을 받으셔서 몇일 병원에서 쉬시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할것 같군요. "
"아닙니다. 지금 당장 확인해봐야 할일들이 몆가지 있어서요. 괜찮으니 지금 당장 퇴원 하겠습니다. "
"그러지마요. 아빠. 의사 선생님 말대로 몇일 더 쉬세요. 엄마랑 연진이는 일단 실종 신고해놨어."
"아니야. 일단은 찻아 봐야겠어. "
사고현장에 아내가 있었다는 말을 하면 주현이가 너무 충격을 받을거 같아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내는 멀정하게 걸어서 건물에서 나왔던걸 봤으니 무사한건 확실했다. 아내는 무사한데 왜 지금 여기 없는 것일까. 그리고 연진이는 왜 또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었을까. 우선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거칠게 링거를 뽑아내고 입고 있더 옷으로 갈아 입었다. 
"아빠 어디가시려구요. 가지 마세요.."
"주현아.. 집에서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빠가 엄마랑 연진이랑 금방 찻아가지고 올게.. 자네도 이제 괜찮으니 집으로 돌아가 보게나.. 아니면 주현이 곁에좀 있어주게."
이야기 하자 마자 서둘러 일어나 차에 탔다. 어디부터 가야할까.. 어디를 가야 아내와 연진이를 찻을수 있을까. 다쳤던부분이 다시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우선은 당장 아내의 작업실로 차를 몰았다. 분명 아내가 갈만한곳은 그곳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몇십분 차를 몰고 아내의 작업실에 도착하고 금방 인기척을 느꼈다. 꼬리를 흔드는 개를 외면하고 서둘러 작업실문을 열었다. 안에는 학생으로 보는 두남여가 물건들을 옴기고 있었다. 전에 몇번 만난적이 있는 아내의 문하생들이었다. 
"어? 선생님 안녕하세요."
조금은 어려보이는 여자문하생이 반갑게 인사를 건냈다. 
"어. 오랜만이네요.. 혹시 내 집사람 봤어요?"
"선생님은 두시간전쯤에 여기 들리셨다가 바로 나갔는데요?"
"어디로 간다고 말이라도 하지 않았나요?"
"따로 남긴 말은 없구요. 완성한 남은 그림들 모두 갤러리로 좀 옴겨달라고 부탁만 하고 가셨어요."
아... 한발 늦었다. 도데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다. 
"선생님 어디 다치셨어요? 안색이 안좋아 보여요. "
"아.. 아니 괜찮아요. 미안한테 나 물한잔만 가져다 줄수 있나요?"
사고가 났을때 출혈이 있었는지 갈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 어디를 가서 아내를 찻는단 말인가. 우선 학교에 전화를 해봤다. 연진이의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받았다.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연진이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혹시 연진이가 학교에 가 있나 해서요. "
"오늘 연진이가 결석이네요. 연진이 무슨일 있나요?"
"아.. 아니요. 별일 아닙니다. 갑자기 연락이 안돼서요. 죄송하지만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
갑자기 더 마음이 급해지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여기 물이요."
"아 고마워요." 
일단 웃으면서 물잔을 받아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조금 마음이 안정되고 정신이 돌아왔다. 눈을 돌렸을때 아내가 그린 그림한장이 눈에 들어왔다. 상당히 큰 그림에는 검은색 가디건을 입고 짦은 청치마에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 마치 대학생 같아 보이는 연진이가 밝게 웃으면서 조금은 어려보이고 커트 머리에 너플거리는 치마를 입고 슬픈 듯이 눈물을 흘리는 조금은 어려보이는 연진이를 안고 있는 그림이었다. 
"이 그림 제목이 뭔가요? 성장인가요?"
"아.. 아니요. 이 그림의 제목은 운명이에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
그림과 남은 도구들을 나르던 다른 남자 문하생이대답했다. 뭘까.. 뭘까.. 내가 뭔가 큰틀에서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림 밑부분을 보니 사진이 두장이 붙어 있었다. 한장의 사진은 내가 아내와 대학시적에 유원지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었고 또한장은 얼마전에 가족여행 갔을때 녹차밭에서 주현이가 연진이를 찍어준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본순간 순식간에 내가 놓치고 있는 그 어떤것이 무엇인줄 알게 되면서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워지고 소름끼치게 몸이 차가워 지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칼날들이 내몸을 뚫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두장의 사진안의 수진이와 연진이가.. 같은 사람인 것처럼 닮아 있었다. 분명 그둘은 피한방울 안섞인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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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 오늘은 아침에 동아리 활동을 갔다가 오고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저녁을 준비한다.  아빠는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미리 장까지 봐온거 보면 참 다정다감한 아빠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칼쓰는 건 엄마가 할테니까 조심하라고 하면서 자꾸 주방에서 나를 내쫒으려고 한다. 이상하게도 집안에서도 나는 엄마랑 더 친하고 언니는 아빠랑 더 친하다. 아빠가 싫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알수없게 아빠가 어려워서 언니처럼 애교도 부리고 살갑게 행동하지를 못한다. 오늘 아침에 아빠를 안아준건 나름 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엄마는 언니한테도 잘해주지만 나한테는 더욱이 잘해준다. 하지만 언니보다 나한테 더 엄격해서 음식하는 것이나 청소하는거 빨래 하는 것은 꼬박꼬박 가르치면서 못하면 막 뭐라고 한다. 나중에 시집가서 어떻게 살거나면서 말이다. 아직 시집갈려면 10년도 넘게 남은거 같은데.. 너무 한다.. 언니한텐 그러지도 않으면서.. 음식이 얼추 되갈때쯤 언니도 금방 학교에서 돌아왔다. 대학생이면 시간도 많을 텐데 좀 일찍일찍 다니지는.. 못됬다.. 그렇게 오랜만에 엄마 아빠 언니랑 밥을 먹고 재밋게 이야기도 했다. 언니는 얼마전에 사귄 남자친구 자랑을 했다. 난 아까부터 아빠 표정이 굳어가는걸 확인했는데.. 언니는 눈치도 없다. 아빠는 연구소에 두고온 물건이 있다고 금방 나갔고 언니는 약속이 있다고 또 금방 나갔다. 아빠가 있었으면 못나가게 했을텐데.. 쳇... 
늘 그렇지만 또 집에 엄마랑 나랑 둘만 남았다.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엄마가 리모컨을 들더니 갑자기 티비를 껏다. 그리고는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연진아 엄마가 연진이한테 좀 할이야기가 있어. 여기 좀 앉아보렴."
"무슨일인데 엄마?"
"연진아 지금부터 엄마가 하는 이야기 잘들어야해."
"엄마 혹시 엄마랑 아빠가 친엄마나 친아빠가 아니라고 이야기해주려는 거야? 나 그거 알게된지 조금 됬어.. 그거 때문이라면 이렇게 심각하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 난 항상 엄마랑 아빠가 진짜 내 엄마 아빠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었어. 엄마랑 아빠도 실제로 내가 엄마아빠의 친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엄마는 웃으면서 
"아이구 우리딸 많이 컷네.. 엄마가 많이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 그런데 엄마가 하려는 말은 그런게 아니란다."
"응 그럼 뭔데?"
"연진이도 이제 19살이구. 많이 컷으니까 엄마가 하는 말 무슨말인지 잘 알아 들을거야. "
그러면서 엄마는 커다란 책한권을 나에게 주었다. 그 책은 조금 오래 되어 보였지만.. 난 한눈에 엄마가 가끔씩 쓰던 일기장임을 알았다. 
"이거 엄마 일기장이잖아. "
"응 그리고 이것도 받아."
라고 하면서 가방을 하나 건네었다. 가방안에는 몇덩어리의 금괘가 들어있었다. 
"엄마.. 이게 뭐야? 이런거 어디서 났어?"
"엄마가 그림 그리면서 모은 돈으로 산거야."
"이건 왜 나한테 주는건데?"
"자.. 엄마말 잘 들어봐. 내일 연진이 하고 엄마는 아빠 연구소에 갈거야. 그리고 아빠가 만든 기계를 작동시킬거야. "
"왜?? 거기 막들어가면 위험하다고 아빠가 그랬잖아. "
"내일 연진이는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없는 먼곳으로 떠나야해."
"엄마 아까부터 무슨말이야.!!"
난 갑자기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다. 엄마는 내 목소리에 놀래는 기색마저도 없었다.
"우리 딸은 아빠가 만든 기계를 통해서 지금부터 30년전 과거로 갈거야. 그리고 거기서 연진이는 김연진이 아닌 신수진을 살아야돼.."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엄마가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 할수가 없었다.
"왜?? 왜 가야돼는데? 왜 내가 내가 아니라 엄마로 살아야 하는데? 엄마 뭐라고 말좀 해봐!!"
엄마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지금 연진이가 무슨 마음인지 엄마도 잘알아 엄마도 예전에 엄마였던 나 자신한테 그말 들었을때 충격이 많이 심했어."
"엄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일찍 돌아가신거 아니야? 그렇다고 그랬잖아.."
"미안.. 그거 거짓말 한거였어. "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울음으로 바뀌면서 목이 매어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엄마는 눈을 꽉 감으면서 감정을 금세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 나갔다. 
"이 일기장 엄마가 그동안 쓴거야. 이거 가지고 있으면 거기서 생활하는데나 연준이를 만나는데나 친구들 사귀는데 도움이 많이 될거야. "
"나보구 거기서 아빠를 만나라고? 무슨말이야.. "
갑자기 내 눈에서 눈물이 쏫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 갑작스러운거 엄마도 잘 알아.. 연진아. 지금 너무 겁날거야. 알지도 못하는 30년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지금 엄마 아빠 언니.. 친구들이랑 헤어져서 이제는 다시 보지도 못하는게 너무 힘들거야. 엄마는.. 연진이한테 강요하지 않을게.. 연진이가 잘 생각해봐. 잘 고민하고 결정해봐. 지금처럼 엄마랑 아빠랑 언니랑 살면서 행복하게 살아도 돼 아무도 널 탓하지도 않을거고 너가 뭔가를 잘못한것도 아니란다. 그리고 너가 과거로 가지않음으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될지는 아마 너도 나도 너희 아버지도 모를거야. 오늘 밤에 잘 생각해보고 아침에 엄마한테 알려주렴. "
"엄마 나 궁금한게 있어..  엄마는 지금까지 이렇게 아빠를 만나고 사는게 정말 행복했어?"
그러자 엄마는 환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이야기 했다. 
"그럼 엄마는 아빠랑 만나서 연애를 하고 사랑스러운 주현이를 낳고 연진이를 얻어서 키우면서 정말 행복했단다. 엄마는 다시 이런 선택이 와도 다시 이 선택을 할거야. "
엄마의 말을 듣고 머리속이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엄마가 한 말들이 지워지지가 않았다. 엄마가 방금 했던 말들이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장난친거였으면 좋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난 서둘러 일어나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계속 누워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했다. 30년 전은 어떤 곳일까. 역사 책에 나온 것처럼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는 곳일까? 거기가면 아는 사람도 하나도 없을텐데 가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엄마랑 아빠랑 언니가 너무 보고싶으면 어떻게 하지? 친구들한테는 뭐라고 그러지? 온갓 생각에 잠혀 있을때쯤 아빠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음날 아침. 아빠는 자고 있었고 엄마는 일찍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밤새도록 나는 한숨도 자지 못하다가 세벽녁이 되서야 조금이나마 잠을 잘수 있었다. 엄마에게 가서 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너무 무서워서 팔다리가 부들부들떨고 있었다. 엄마는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면서 등을 천천히 쓰러 내리면 '괜찮아.. 괜찮아.. 우리 아가.. 괜찮아..' 라고 이야기 했다. 조금 지나서 떨림들이 멈추기 시작했고 마음이 굳기 시작했다. 아빠와 언니가 일어나기 전에 엄마와 나는 서둘러 짐을 쌓다. 언니가 일어나서 씻고 남자친구와 데이트가 있는지 화장을 하고 있다. 내가 가장 아끼던 옷도 오늘은 그냥 언니에게 줬다. 언니는 영문도 모르고 기뻐했다.  언니가 나가려고 현관문쯤 갔을때.. 난 웃으면서 
"언니 데이트 잘하고 와~"
 라고 이야기 하면서 언니를 꼭 안아줬다. 
"오늘 무슨 날이야? 애가 왜이래?"
라고 하면서 웃었다. 나는 웃고 있는 언니의 모습을 잊어 버리지 않으려고 몇번이나 언니의 모슴을 머리속에 세겨넣었다. 이별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언니가 너무 보고싶어졌다. 
조금 있다가 아빠가 일어나셔서 쇼파에 앉아 계신다. 아빠를 위해 마지막으로 커피를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실수로 컵을 깨뜨렸고 아빠가 놀라서 달려왔는데.. 난 좀처럼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 아빠는 급한일이 있는지 먼저 나가고 엄마와 함께 밖으로 나가 차를 탔다. 금세 아빠의 연구실에 도착하고 엄마는 실험실에 나를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는 빠진 물건이 없나 꼼꼼하게 살펴보고는 나를 꼭 안아주면서
"엄마 연진이가 너무 보고 싶을거야.. "
"나도 엄마가 너무 보고싶을거야... "
엄마와 나는 한참이나 서로를 안고 울었다. 엄마는 밖으로 나가고.. 나는 기계의 스위치를 올렸다. 기계가 작동을 하면서 조금은 무서운 소리들을 내기 시작했다. 가운데 차가워 보이는 파란색 물결같은것이 일렁이기 시작했고 그것의 크기는 조금씩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물결은 순식간에 내몸을 감쌓다. 





이번화로 연재를 마치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아무래도 한편을 더 써야 겠습니다.  이안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생각 보다 너무 어렵네요.
요즘은 20대 초반때보다 감성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노력을 하고 해봤는데 쉽지가 않네요.
캐릭터들에게 몰입할수록 저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집니다.. 
다소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욕먹을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힘을 실어 주세요.
Posted by blindfish
소설/틈2011. 2. 17. 23:07

13. crack
매일매일 맞이 하는 아침이지만 어떤 아침은 여느때와 다른 느낌을 줄때가 있다. 오늘 샤워하고 나와서 거울앞에서 섰을때가 그런때가 아니었나 싶다. 어느새 머리에 흰머리가 많이 늘었고 이마와 눈가에도 주름이 많이 늘었다. 나이가 쉰이 넘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듯 늙어간다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런것들일것이다. 식탁으로 가서 어제 끓여놓았던 찌개를 끓이고 어제 만들어 놓았던 갈치 조림도 데운다. 반찬도 내고 밥도 뜨고 밥먹을 준비가 다 될때쯤 큰딸 주현이의 방에 갔다. 아직도 푹 자고 있다. 어제 기억에 오늘은 오전 수업이 없다고 했던게 기억 나지만 그래도 아침은 먹이는게 좋을거 같아 조금씩 흔들어 깨웠다.
"주현아 일어나서 아침먹어."
"아빠. 오늘은 아침 안먹을래요."
어제 좀 늦게 자는거 같더니만 레포트쓴다고 바빳나보다. 모르는게 있으면 아빠한테 물어보라고 했지만 무슨 고집인지 잘 물어 보지 않는다. 큰딸 깨우는건 포기 했고 고등학생인 둘째딸 연진이를 깨우러 연진이 방에 갔다. 
"연진아 학교 가야지 얼른 일어나."
"아. 벌써.. 일곱시에요? 네.."
부스스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아직 잠이 많을 나이의 연진이. 곧 연진이와 같이 식탁에 앉는다. 애교있는 주현이와 달리 조금은 무뚝뚝한 연진이는 아빠인 나보다 집사람이랑 더 가깝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내딸. 갈치에 가시를 발라서 딸 밥에 올려준다. 
"어머니는 어디 갔어요?"
"엄마는 전시회 준비한다고 어제 작업실에서 안 돌아왔어. "
꼬박꼬박 아침도 잘 먹고가는 연진이에게 칭찬을 해주었다. 그래도 연진이가 다행인건 학교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곧잘 나에게 이야기 해준다는 것이다. 먹은것들을 치우고 주현이가 일어나서 먹을 음식들을 조금 내놓는동안 연진이는 학교갈 준비를 마쳤고 나도 옷을 금방 갈아 입었다. 
오랜만에 차를 타고 연진이를 학교 앞까지 태워주고 난 연진이에게 용돈을 조금 주었다. 살짝 웃으면서 날 꼭 안아주는 연진이, 말수가 많진 않지만 확실히 귀여운 면이 있다. 주현이는 내가 막 직장을 가지게 되었을때쯤 수진이와 결혼하고 얼마 안되서 낳은 큰딸이다. 처음 주현이를 낳고 아이를 더 가질 계획을 생각했지만 아내가 꼭 둘째애는 입양하자고 해서 좀 오래 고민해보고 수진이가 아는 지인을 통해서 입양을 하고 연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아장아장 걸어다니던 주현이가 동생 연진이를 안고 웃던 모습은 아직도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늘상 그렇듯 아이들 키우고 내일 하면서 살다 보니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감을 통감한다. 어리던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고등학교에 가고 큰애를 보면 딸 잘 키운게 뿌듯하다. 연진이는 여전히 자신이 우리의 친딸인걸로 알고 있고 그게 더 좋을거 같아서 아내와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다행이 같이 살면 닮는다고 했나 크면 클수록 아내와 많이 닮은 모습의 연진이를 보니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구실에 왔다. 요즘 하는 일은 국가 연구소에서 조금 독특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뭐 대단한것은 아니고 될듯 안될듯 한 부분이라 펀드를 지원해 주는 쪽도 그렇게까지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거 같았다. 아직 이론적으로 완전히 증명된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실험적으로 이루어 져서 어느정도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아직은 실험적으로만 완성된 부분이라선지 컨트롤이 어렵고 조금 불안정하다. 일단은 장비세팅은 대충 끝났고 몇번도 실험해보고나서 발표할예정이다. 이 장비는 어떤 사물을 일정거리정도 공간을 이동 시키는 장비로써 아직 단점은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고 정확히 타겟이 어디로 이동할지에 대한 불확정성이 좀 있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적인 효과를 고려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아직은 무리가 많다. 
하루 종일 내일 실험 세팅들을 하고 차를 타고 수진의 작업실에 갔다. 수진의 작업실은 집에서 아주 조금 떨어진 산속에 내가 편백나무를 심어 놓았던걸 잘라서 만든 오두막 같은 곳이다. 언제나 그집에 들어가면 향기로운 나무향기가 났다. 조그마한 벽난로가 있고 마당엔 개도 한마리 키웠다. 늘.. 생각 했던것이 나중에 딸들 시집가고 퇴직하게 되면 집을 좀더 증축해서 아내와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높은 천장의 방에 캔버스 앞에 앉아있는 수진을 보았다. 아내는 조금 피곤해 보였지만 그리던 작품을 거의 완성한것 처럼 보였다. 같이 집에 들어가서 내가 미리 장본 재료들로 수진이가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현주에게 전화해서 오늘 저녁먹으러 꼭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이야기 했다. 연진이는 학교가 끝나고 이미 집에 일직 들어와 있었다. 그래도 고등학생이라고 자기딴엔 다 컷다고 생각했는지 엄마랑 부엌에서 음식을 하고 있는걸 보면 참 예쁜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주현이가 왔고 그래도 일주일에 두세번은 같이 저녁을 먹었으면 했어서 내가 이야기 한것이다. 주현이는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했고 조심스레 남자친구가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저. 남자친구 있어요. 이제 막 복학한 동기 남자애인데.. 예전엔 몰랐는데 많이 어른스럽더라구요.  만난지는 석달쯤 됬어요." 
주현이는 조금 부끄러운듯 이야기를 했다.
"우리딸 능력있네. 같은 과야? 아빠랑 엄마랑도 그렇게 만나서 결혼두 하고 그랬잖아."
아내가 호기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지난번에 집앞에서 보던 친구가 그 남자친구인 거야?" 
의도한건 아니지만 조금 퉁명스럽게 내가 이야기 했다. 
잘 키운딸이 남자친구가 있다는게 조금은 질투가 났지만 그래도 석달이나 사귀었는데 집까지 데려다 주는거 보니 잘해주는거 같아서 안심하긴 했다. 
오늘은 아닌거 같지만 요즘 부쩍들어 아내가 얼굴이 많이 어두워졌다. 아마 연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 였던거 같은데 무슨일이 있는건지 무슨 고민이 있는 건지 삼십년을 가깝게 만나고 있는 나로서도 아직은 모르겠는 부분들이 많다. 지금까지 변함없이 흔들림도 없고 밝았던 사람이 이러는걸 보니 처음엔 갱년기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이럴수록 내가 더 노력 해야겠지만, 어찌됬던 오늘의 아내는 다른때 보나 많이 밝았고 잘 웃었고 참 행복했다. 식사하고 과일도 먹다가 갑자기 연구실에 두고온 물건이 생각 났다. 잠깐 나간다고 하고 연구실에 돌아왔다. 연구실 몇몇 대학원생들은 여전히 열심히 실험 중이다. 한 학생이 장비 설정 프로그램을 설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길래 조금 도와주었다.  웬만하면 이런 테크닉한 부분들은 스스로 해결하게 하려고 하지만 몇일째 집에도 안 들어가는 몇몇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금방 들어간다는것이 어느세 한시를 넘어 버렸다.  학생들에게 내일은 건물 전체가 정전이니 쉬라고 이야기를 하고 연구실을 나왔다. 역시나 집에 들어오니 이미 아내도 딸들도 모두 잠들어 있었다. 
다음날 점심쯤이 되어서야 나는 조금 늦게 일어 났다. 휴일이라 연진이도 학교를 가지 않고 있었고 아내가 점심을 하고 있었다. 주현이는 약속이 있다고 오전에 집을 나간듯 해 보였다.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커피를 내려서 아내와 마셨다. 연진이가 컵을 내오다가 컵을 깨뜨렸다. 너무 깜짝 놀라서 서둘러 유리조각들을 내가 치웠다. 
"연진아 왜그래? 어디 안다쳤어? "
"네.. 안다쳤어요..."
라고 이야기 하고 했지만 웬일인지 연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우리 딸 왜그래? 무슨일 있었어? "
라는 내말에 연진이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했지만 바로 나는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구만. 왜그래 우리딸.."
바로 옆에 아내가 서있었다. 무슨일인지 아내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우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잘 보이지 않던 슬픈 눈으로.. 
"여보 내가 좀 연진이랑 이야기 하고 있을게. "
때 마침 전화벨이 울리고 연구실 동료로부터 상의 할게 있으니 잠깐 만나자고 했다. 갑자기 연진이가 그러니까 마음이 많이 불안햇지만 아내가 잘 이야기 해줄거라고 믿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동료가 나와있었다. 
"무슨일인데?"
"아니 다른게 아니라 지난번에 실험치 계산 했던 사람한테 메일이 왔는데 중간에 틀린부분이 있더라고.."
"응? 정말?"
"아마 지금 세팅대로 실험하면 space distotion 이 심해서 에너지가 세서 폭팔할지도 모르겠더라구. "
"그럼 질량에 비해 세팅이 강하게 되있는거네? "
"아무튼 급한일 인거 같아서 형 불러서 다시 계산해볼라고 그랬지. "
"아무튼 다행이다. "
혹시 모르니 어서 연구실에가서 세팅을 낮추어 놔야겠고 생각을 했다. 정전이긴해도 누군가가 와서 혹시라도 장비를 가동시키기라도 했다가는 큰 폭팔로 이어질게 뻔했기 때문이다.  계산을 마치고 서둘러 차를 운전해서 실험실로 향했다. 창문을 열고 주말 오후의 따뜻한 공기를 맞으며 조금은 여유롭게 달렸다. 설비 점검차 건물 정전이었던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집에 두고온 연진이가 걱정되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수진이는 현명한 여자니까 딸을 잘 달래고 우는 이유가 뭔지 잘 알아내서 잘 다독였으리라 믿었다. 분명 남자인 나는 모르는 여자들만의 어떤 고민일수도 있는 거니까. 
연구실에 다 다다랐을때 주차장에 낮익은 차한대가 보였다. 아내의 차.. 어떻게 된거지? 내가 나가서 찻으러 왔나? 그렇다면 분명히 나한테 연락을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웬지 모를 불길한 마음에 서둘러 차를 대고 차문을 여는순간..
꽝! 하는 폭음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리고 건물의 유리창들이 깨지면서 창틀이 통체로 뜯겨져 내렸고 연구동은 순간 화염에 휩쌓였다. 뜨거운 공기와 충격파가 나를 휩쓸었고 순간 몸이 날아 올라 주차장 뒤에 가로수에 부딧쳤다. 머리가 어지러웠고 온몸이 타는듯이 쑤셔왔다. 머리를 부딧쳤는지 조금씩 의식이 희미해졌고 폭팔이 일어난 건물쪽에서 차분하게 아내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난.. 곧.. 의식을 잃었다... 


Posted by blindfish
소설/틈2011. 2. 6. 19:49

12. EPR paradox
 갑작스런 휴가가 생겼다. 교수님께서 잠깐 해외로 학회를 가시는 것도 그러했지만.. 갑작스런 연휴도 생기기도 했고 해서 쉴만한 시간이 생겼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이런 따사로운 봄에는 나들이를 하지 않으면 왠지 날씨에게 죄를 짓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오랫동안 못본 친구들을 만날까? 아니면 오랜만에 학과 친구들과 술이라도 한잔 마실까 하다가 그것도 아닌거 같아서 생각을 멈췄다. 일단은 햇빛이나 쬐면서 생각을 해봐야겠어서 건물 밖으로 나와 나무 밑에 들어가 나무에 기대 서있었다. 건너편 잔디밭에 학과 후배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아모여 낮술을 마시고 있다. 다른 학과 사람들이 보기엔 좀 야만스러운 풍경일수도 있지만 학과내에선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요즘은 그나마 그런 사람들도 별로 없기 때문인지 더 재밋어 보였다. 그래도 내가 학과에선 좀 고학번인지라 쉽게 자리에 끼지 못했지만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밋었다. 확실히 내일부터 연휴란것과 거기서 풍겨오는 여유로움이 기분 좋았다. 갑자기 따뜻한 바람이 불었고 기분이 좋아서 후배들에게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주었다. 그래봐야 탕수육 정도이지만 그래도 후배들은 좋아했다. 잠시 자리를 차지하고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재밋게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터덜터덜 학과방향으로 걸어들어왔다. 
조금씩 땅만 보고 걷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 수진이가 보였다. 수진이게 너무 미안한 일이지만 쉽게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수진이는 나에게 몇마디 말을 걸려고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시선이 내려가 버린다. 조용히 더 발걸음을 재촉했다. 
미안했다. 그렇게 밖에 못하는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더이상 다가가지도 잡지도 않는 나에게..
학과 복도에서 승현이를 만났다. 
"연휴동안 뭐할거야?" 라는 승현이의 물음에
"여행이나 가볼려구." 라고 대답했다.
"혼자? "
"응."
"그래, 머리좀 식히고 와. "
승현이는 마치 나에게 있던 일을 알고 있는듯 가볍게 이야기 했다. 확실히 승현이가 눈치가 빠른 편이어선지 더이상 묻지 않는게 고마웠다. 
잠깐 집에 들러서 짐을 쌓다 한 삼일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짐을 쌓다. 여행은 짐이 가벼워야 가볍게 떠나고 고행을 안한다는 생각에 맞춰서 말이다. 카메라도 챙기고 간단한 여비도 인출했다. 일단은 아무생각 없이 역에 들려서 남쪽으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가장 빠른 호남선 기차가 있었고 광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큰변화 없이 지나가는 창밖에 풍경에 평일 낮 열차는 한산하기만 했고 점점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금방 창밖의 풍경이 질려가기 시작했다. 점심이 공복인지라 열차카폐에서 탄산음료와 달걀을 사와서 먹었다. 통일호가 없어진 이후 무궁화열차는 생각보다 많은 역에서 정차를 하였고 기차는 좀더 느릿느릿 움직였지만 특별한 행선지도 급할것도 없는 나로선 크게 신경 쓸만한 일은 아니었다. 
잠깐 자다가 일어나니 익산에 와있었고 한시간쯤뒤에 금방 광주역에서 내렸다. 이미 해는 졌고 별생각없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전에 워크샴 들으러 왔을때 갔던 숙소가 생각나서 전남대학교 근처에서 내려 가까운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식당엔 학생들이 많았고 놀랄만큼 저렴한 가격의 맛있는 콩국수를 먹었다. 고소한 맛에 설탕을 평소먹던것보다 조금 많이 넣었다.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 조금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대학의 캠퍼스를 돌아다녔다. 익숙한 사투리와 뭔가 많이 재밋어 보이는 사람들 사이로 걷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 다리를 쉬고 있는데 눈앞에 우연히 고등학교때 친구를 만났다. 너무 반가워 한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술을 한잔 하기로 하고 근처 술집에서 술을 기분좋게 마시고 그날은 친구의 자취방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이곳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친구에게 해장국을 사주고 또 만날 때를 약속했다. 그땐 이곳이 아닌 고향에서 겠지만..
다시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광주 고속버스 터미널은 생각한것보다 너무 커다란 모습이었다. 수십개의 승강장이 있었고 어디로 떠날지 곰곰히 고민하고 있었다. 고향근처로 가서 좀 유명햇던 명승지로 갈까.. 아니면 한번도 안가본쪽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드라마에서 나왔던 그 섬에 가보고 싶어졌다. 아무생각없이 완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터미널에서 먹은 햄버거 때문인지 이내 스르르 잠이 들었다가 금세 해남쯤을 지나고 있었다. 이내 익숙한 조용한 시골풍경들이 눈에 들어왔고 넓은 들과 높은 산들은 없어지고 낮은 구릉들만 눈에 보였다. 완도 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릿한 바다물 냄새가 났다. 낯선 곳이었지만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항구에서 조그마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아저씨가 배표를 팔고 있었다. 청산도의 배표를 사고 조용히 부두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고 있었다. 끊어질듯 끊어지지 않는 낙타의 등갇은 섬들이 줄줄이 구비구비 머물고 있어서 완전한 수평선의 바다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마치 바다를 그 섬들이 품고 있어서 바다가 아니라 조금 큰 호수처럼 보일정도였다. 곧 배가 왔고 한 삼십분정도 배를 타자 금세 청산도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니 생각보다 섬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택시를 탈지 버스를 탈지 고민해봤지만 그런게 짦은 시간에 있을리가 만무했다. 몇시간동안 기다리기도 뭐해서 운동삼아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풀냄새와 긴햇살이 좋았다. 그리고 여행의 비수기인 봄이라선지 여행객이 거의 없다는것이 더 장점이었다. 아무소리도 느껴지지 않는 조용함.. 머리가 멍해졌다. 
작은 언덕을 넘자마자 아주 조그마한 해변이 보였고 그옆으로 작은 마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조그마한 해변은 폭이 100m를 조금 넘는 크기였고 부두 건너편의 어부들 말고는 아무도 사람들이 없었다. 
해변을 따라 조금 걷다가 문뜩 바다에 들어가고 싶어서 신발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궜다. 파도에 따라 모래가 간지럽게 발가락 사이를 지나갔다. 
수면을 바라다 보니 갑자기 수진이가 생각 났다. 수진이는 내가 남자로 느껴지지 않은걸까? 수진이는 내가 그냥 편한 사람인걸까? 날 사랑해서 나에게 다가온게 아니었을까? 멀리까지 와서 이런 고민해봐야 답도 나오지 않고 여행온게 아깝게 느껴졌다. 
돌계단을 지나 올라오니 들을 가득 매우고 있는 유채꽃 밭이 보였다. 그래 이게 보고 싶어서 여기에 왔었다. 유채꽃의 노란색의 빛들 사이로 돌담이 쌓아져 있었고 그사이에 길이나 있었다. 길을 따라 하얀색의 예쁜집이 있는 곳을 향해서 걸었다. 집은 햐얀 바탕에 초록색 문 긜고 지붕과 창은 노란색이었다. 마치 동화에나 나오는 그런 집같았다. 계속 머리속에 여행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진이와의 일들도 모두 잊고 다시 웃으면서 그애를 만날수도 있을것만 같았다. 
햐안 집에 거의 도착했을때 쯤 누군가 유채꽃밭의 돌담에 걸터 앉아 있었다. 조그마한 옆으로 매는 가방, 햐얀색 원피스 베이지색 가디건에 양갈래 머리를 하고 동그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뒷모습 만으로는 나와 같은 여행객.. 일행이 없으면 같이 구경다녀도 괜찮을거 같이 느껴졌다. 한걸음 앞으로 걸어 인사를 하려고 다가섰다. 그쪽에서 먼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안녕. 여기 너무 좋다. 그지?"
내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수진이다. 
"너.. 여기 어떻게 온거야.?"
"여행 왔지요. " 라고 하며 어제와 다르게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내가 여기 오는거 알고 있었어? 나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했는데..? 어떻게 된거야? "
"그냥 우연이야. 우연." 라면서 능청스럽게 이야기 하고는 돌담에서 휘 내려왔다. 
"아직 나 구경 하나도 못했는데~ 얼른 가자~" 라는 수진이의 말에 떠밀려 성큼성큼 걸어갔다. 
내가 방금 돌아온 해변으로 왔다. 밀려갔다 밀려오는 파도를 따라 왔다갔다 하는 수진이.. 
찬찬히 해변을 이야기 하면서 걷다가 살며시 수진이의 손을 잡았다. 
"오빠. 내가 있잖아. 내가 오빠 처음봤을때,, 그때 기억나?" 조금은 상기된 표정의 수진이가 말했다.
"응. 기억나지."
"실은 그때 오빠가 내가 아는 누구랑 너무 닮아서 정말 너무 닮아서 오빠한테 관심이 있었던거야. 나한테 너무 소중한 사람이거든.. " 
수진이의 말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자꾸 오빠의 모습을 그 사람의 모습에 맞춰봤었어. 마치 내가 알던 그 사람일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나봐. "
가벼운 미소를 머금은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수진이의 모습에 가슴이 쓰려왔다. 그녀는 나를 보고 있던게 아니라 다른사람을 생각하면서 나를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 많이 해봤어. 오빠랑 같이 있던 기억들도 떠올렸구.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 그리고 확신을 했어. 오빠는 그 사람이 아니란걸. 지금의 오빠를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것도 고민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랑 다르다고 생각하니까 그때서야 겨우 자연스럽게 오빠가 받아들여졌었어. 미안해.. 이제 내가 더 잘할게.." 
"아니야. 넌 지금까지 나한테 잘해 왔었어. 그래도 참 궁금하다. 너가 생각했던.. 그사람.."
"그거 알아? 오빠는 처음에는 모르다가 시간이 갈수록 알면 알수록 재밋는 사람이라거.. 그리고 좋은 사람이라는거.. 참 자상하다는거.. " 
수진이의 말을 따라 도로를 걷다가 문득 태양을 바라 보았다. 수진이가 처음에 있었던 곳으로 가서 그 예쁜 하얀집에 숙소를 잡았다. 배는 이미 수진이를 처음 만났을쯤 끊겨 있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짐을 다 풀고 씻은 후 편한 한 옷으로 갈아입고서 조금은 쌀쌀한 해변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조금씩 더 우리들의 오해들이 풀려가는것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직도 난 그녀에 대해 모르는게 많다. 의문점들도 풀리지 않는다. 계속 비밀을 품고 있는 아이.. 그래도 괜찮았다.  전과는 많이 다르게 편안함을 주고 있으니까. 
다시 방으로 돌아오자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양치를 하고 가져왔던 짐을 정리했다.  양치하는 수진이에게 수건을 가져다 주었다. 
"오빠는 다 씻었어? "
"으.. 응.. 여기 수건."
"어. 고마워.."
조금은 머뭇거리는 그녀에게 성큼 다가가 입을 맞추고 허리쯤을 끌어 안고 들어 올렸다. 내 발등쯤에 그녀의 발이 닿았고 성큼 성큼 침대로 걸어갔다. 그녀와 함께 침대에 살포시 넘어지고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쌓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샴푸냄새가 느껴졌다. 천천히 그녀의 옷의 단추를 조금 풀고 허리쯤의 피부에 손을 올릴때쯤, 화들짝 놀라는걸 느꼈다. 그리고 너무 떨고 있는 수진이.. 무릅위쪽으로 손을대자 순식간에 한뻠뒤로 물러선다. 
"저.. 저기.. 자.. 잠깐만요. "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너무 겁먹었네. 무섭구나. " 
"그런거 아니에요~"
"에이 뭐 맞구만. 나 그냥 옆방에서 잘게. 내일 보자."
멍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수진이에게 이불을 덥어주고는 옆방으로 갔다. 볼수록 귀여운 구석이 있다. 
다음날 수진이와 섬에서 나와서 이곳저곳을 좀더 여행하고는 그날 더 늦지않게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을 하는동안 수진이와 나는 예전 같은 사이로 돌아올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마음의 이면에는 너무 모든게 잘 풀리고 있는것만 갇아서인지 마음한쪽에 알수없는 불안감과 언제까지 이런 행복이 계속 지속될지에 대한 막연함이 가라 앉아 있었다. 




작가의 말 

이번화는 다른화와는 달리 유난히 길게 쓰게 되었네요. 이제 약 3편정도만 더 쓰면 이 소설도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이 소설이 소소한 일상의 흐름같은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늘 그런거 아니구요. 이제 다음화부터 좀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수진이란 인물의 컨셉은. 어떤 사람이라고 딱히 이야기 해주긴 어렵지만 이번화의 이미지는 딱 저런 이미지라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네요. 



이 사람은 미야자키 아오이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거라고 생각해요. 사진이 느낌이 정말 괜찮네요. 

 
이번 화의 실제 배경은 청산도가 아니고 보길도 입니다. 제가 보길도는 여행은 해봤거든요. 청산도는 그냥 간단하게 사진정도만 보고 상상 해봤습니다. 청산도에서의 수진이의 모습도 친구랑 보길도 여행에서 만나서 이야기 했던 여자분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때 저는 막 전역했었고 친구는 아직 군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유쾌한 여행이었던거 같습니다.


실제 배경으로 생각한 하얀 집의 이미지입니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 나왔던 집인데 이런 느낌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회되면 꼭 청산도로 한번 여행가보고 싶네요. 
Posted by blindfish
일상/일기2011. 1. 29. 11:56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 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의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나의 희생, 나의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 주는 바람뿐 
Posted by blindfish
카테고리 없음2011. 1. 27. 21:37

Posted by blindfish
소설/틈2011. 1. 26. 22:10

11. 비관성 좌표계
눈을 뜨자마자 어제 끓여 두었던 국에 불을키고,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낸다. 내 파란색 고양이 키키는 아침부터 밥부터 달라고 보챈다. 텅빈집의 거실에서 티비를 키고 커피를 만든다. 구수한 냄새가 집안을 가득 매우고 커피를 마시면서 티비를 본다. 조용한 집에 티비가 쾌쾌한 침묵을 없애준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식탁에 앉아서 씩씩하게 밥을 먹는다. 샤워를 하고 드라이를 하고 화장을 하고 오늘 무슨 옷을 입을지 옷장을 열어 고른다. 새로산 향수를 뿌리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을 나서기 전 현관에 있는 가족사진을 본다. 엄마.. 아빠.. 언니.. 너무 보고싶다.. 
보드라운 햇살, 약간 가벼운 걸음, 온화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조금은 차가운 아침.. 내이름은 신수진. 벌써 회화과에서 3학년이 된 스물셋의 대학생이고 꿈도 많고 생각도 많은 아이이다. 벌써 이곳에 온지도 스무살때부터니까 사년이 되간다. 처음 몇년동안은 정말 재밋고 신나고 내 맘대로 살았던거 같다. 엄마가 요리도 잘 알려줬어서 이제 음식도 잘한다. 참 내가 봐도 대견하네. 학교까지 걸어가는 길에 괜시리 혼자 웃어 본다. 
미대 건물쯤 왔을때쯤 연준오빠가 서있다. 연준 오빠를 처음 본건 작년 가을쯤이었다. 처음봤을때는 너무 반가워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었다. 물런 좀더 일찍 만나고 싶긴 했지만 그땐 때가 아니었으니까.. 우선 뭐라고 대충 둘러대고 노트를 들고 나가 버렸던걸로 기억한다. 참 그런 당당함은 어디서 나온건지.. 처음엔 오빠의 반응들이 너무 재밋고 신기해서 한참동안이나 재밋어 했다. 그리고 내가 알던 김연준이란 사람하고 너무 다르다는것에 처음엔 많이 놀랐었다. 한없이 밝고 행복한 미소를 가진 다정하고 자상한 사람이었는데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너무 어둡고 차가우면서 씨니컬한 사람이었다.
"밥 먹었어? 너 어제 도서관에서 울때 너무 많이 걱정됬었어.."
지금 내앞에 있는 사람은 내가아는 김연준이 맞다. 기분이 좋아졌다. 
"네 괜찮아졌어요. 뭐 이런일두 저런일도 있구 그런걸요 뭐."
"다행이다. 기분 많이 좋은거 같아서.. 수업 언제 끝나? 있다가 점심이나 같이 먹자. "
"12시에 끝나니까 그때 연락할게요."
오전부터 조금 지루한 역사와 이론수업을 들어갔다. 강의실 안에는 친한 동기인 선정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수진아~ 언제 왔어? "
"방금 왔어. "
"너 선배랑 헤어졌다면서? " 갑자기 목소리를 죽이는 선정이.. 참 귀엽다.
"응. 그렇게 하기로 했어." 
"왜? 잘 만나는거 아니었어? "
"그냥 좀 그렇더라구. 고민해보니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거 같았어."
"그 연준인가 하는 사람? 왜? 솔직히 너랑 안어울려~ 너가 훨신 아깝지~"
"말만이라도 고맙다." 
가볍게 짓는 미소에 선정이는
"아무튼 너가 좋다니깐. 내가 많이 응원해줄게~ 아. 수업 시작한다."
바로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조금 지루한 수업이 시작됬다. 학기 초의 설레임과 시끌벅적함이 조금은 들뜨게 만든다.
가까운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약간은 쌀쌀한 캠퍼스를 걷기 시작했다. 금방 학교에서 나와서 학교주변의 시가지로 나왔다. 
"나 궁금한데.. 넌 어떤사람이야?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에 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다. "
"흠.. 뭐부터 이야기해야 할까요.. "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몰래 머리속에서 이야기를 잘랐다 붙였다 해본다.
"제가 처음에 이곳에 왔을땐, 지금 처럼 아웃사이더도 아니었구. 학과 생활도 열심히 하고 재밋었어요. 2학년땐 휴학하고 일도 햇었는데 일할때는 회사사람들 하고도 재밋게 지내선지 정말 즐겁게 지냈었어요. 무슨 무역회사 였었는데.. 정말 즐겁게 일했어서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남고 아직도 회사사람들하고 연락도 하고 그래요. 맞다! 남자친구도 있었는데 회사 동료였는데 회사에서 서로 같이 많이 혼나고 일도 같이 해서 정이 많이 들었었죠. "
"요즘도 많이 생각나?"
"에이~ 그럴리가요. 벌써 한 2년 전인데요 뭐.."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확 불어온다. 순간 눈을 찔끔 감는데 바람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오빠가 바람을 가리고 있었다. 바람이 잦아들고 그는 머플러를 벗어서 내 목에 둘러주면서.
"나 너한테 할말있어."
그말하려나 보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미리 알고 있었지만 역시 이렇게 되니 너무 떨리기 시작했다.
"나랑 사귀자."
"고마워요. 참 오래걸렸네요."
라고 하고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 졌다. 

다음날 수업을 듣고 그를 만나러 자연과학부 건물에 왔는데 그가 학과 후배들을 만나고 있었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해서 슬쩍 그의 등을 확 끌어 안으면서
"안녕하세요?"
라고 했다. 그의 얼굴 표정이 기대된다.  
"어? 수진아 안녕~" 
수영 언니의 목소리.
"어? 뭐야~"
"저 오빠랑 사귀기로 했어요."
Posted by blindfish
일상/일기2011. 1. 26. 22:01
학회일정으로 인해 휘닉스 파크에 왔다. 언제나 그렇든 알아 듣기 힘든 수업과 약간은 고립된 느낌이 여기에 왔다는걸 알게 해준다. 낮동안 혼란스럽게 머리속을 흔들던 생각들이 그래서 밤되면 조금씩 써보자고 이야기 하던 그런 생각들이 이상하게 밤이 되면 잠잠해져 버린다. 피곤해서일까? 아니면 마음이 어느정도 나아져서일까..
사람들은 여러가지 경험을 하고 산다. 각각의 경험들은 그 사람을 성숙하게도 하고 상처입히기도 하면서 사람은 변해가기 마련이다. 가끔은 내가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 senstive 한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경험을 반복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상처만 늘거나 아니면 좋은 추억을 쌓고 살거다. 딱하나 좋은점이 있다면.. 아마 그건 공감이지 않을까 싶다. 종종 사람들은 어떤 사람에게 일어난 일에 마음속 깊이 진심으로 위로해주기도 하고 아니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버리기도 한다. 아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은 두가지일것이다. 정말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와 그게 아니면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그것이 정말 대수롭지 않게 된것이겠지. 종종 스스로도 그럴때가 많다. 그래서 쉽게 이야기 해버리곤 하기도 하고, 아니면 도움을 주고 싶지만 아무말도 못해줄때도 많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건 늘 뒷통수를 맞는거라고 인생이란 너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이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뒷통수를 맞는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그러니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60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들은 모든게 다 별일이다 젠장. - 그들이 사는 세상 중에서..

참 주옥같은 말인거 같다. 종종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일들부터 심각하거나 사소한일들 까지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면 받아들여서 적절한 반응을 해주는 사람도 있고, 그게 아니면 영 뜬금없는 반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너무 어리거나, 둘중 하나겠지. 이런저런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고 하루하루 한폭한폭 깊어지는거 같아서 그런부분에서 기분은 좋지만, 반대로 날카로운 통증이 한부분들을 매꾸고 있다. 깊어지는 느낌보다 누군가가 느꼈을 여러 감정들을 내가 이해할수 있다는게 더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누군가에게는 어떤부분까지 말할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겐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하는지를 조금씩 알아가는거 같아서 다행이다. 그 경계들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깊게 또는 얇게 만드는걸 알게 되었다.

사랑이 오래되면 우정이 처럼 될까? 아니면 늘 그대로 일까.. 아마 오래되면 우정처럼 퇴색 되었던거 같다. 비론 오래 만나본적은 없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국 남자든 여자튼 우정이든 사랑이든 그런 속성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들이 가지는 특성들은 비슷하지 않나.. 란 생각을 불연듯 해본다..

사람을 보는 능력이 조금은 길러졌지만. 더 길러야 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사이에서 관계와 경계를 잘 정해야한다. 어릴땐 마냥 많은 사람들과 무조건 친해지면 좋은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중요한건 아니란걸.. 조금은 나이를 먹은 시점에서 알아간다. 순수함을 잃었다 라고 이야기 할수도 있고, 철이 들었다 라고 이야기 할수도 있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순진하지도 단순하지도 않다는 사실에 어쩌면 더 짜증이 몰려온다. 
전엔 그런거 때문인지 조금의 향수병이 있었지만.. 거기라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속세고 세상이란 사실또한 조금씩 더 받아들이고 있다. 이 나이에 또한 인정하기 싫겠지만 아버지 말이 맞아들어가는 대목들은 마음 한부분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블로그 제목이 돌아 오지 않는 숲이다.. 돌아 오지 않는 숲은 예전에 본 소설 거침없는 선율에서 나오는 숲으로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전설도 아닌 그냥 농담이 도는 곳이다. 거기서 모티브를 가지고 오긴 했지만.. 여기서 말하는 돌아 오지않는 숲이란 표현의 의도는 사건의 비가역성을 뜻한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란것이나 추억이나 기억같은것은 한번 일어난 일들은 돌릴수 없고 좋은 기억이든 나쁜기억이든 모두다 손안에 담긴 물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 버린다..

ps. 티스토리 하드디스크를 낭비하는 기분이 드는건 왤까.. 
Posted by blindfish
컴퓨터2011. 1. 19. 19:39
/*
this program for calculating area of closed polygon
*/

#include<stdio.h>
#include<stdlib.h>
#include<math.h>
#include<time.h>
#include<ran3.c>

double roundintagral(double *x, double *y, int line);
double montecalro(double *x, double *y, int line);
int pnpoly(int npol, float *xp, float *yp, float x, float y);
void swap(float *a, float *b);

int main(int argc, char **argv)
{
FILE *ofp;
char str[20];

ofp=fopen(argv[1], "r");

double *x, *y;
int line;
int i;

line=0;
while(fgets(str, sizeof(str), ofp) && ftell(ofp) != EOF)
line++;

rewind(ofp);

x=calloc(line, sizeof(double));
y=calloc(line, sizeof(double));

for(i=0; i<line; i++)
fscanf(ofp, "%lf %lf", &x[i], &y[i]);
printf("%s\t%lf\t%lf\n", argv[1],roundintagral(x, y, line), montecalro(x, y, line));

free(x);
free(y);

fclose(ofp);

return 0;
}

double roundintagral(double *x, double *y, int line)
{
double centerX, centerY;
double area;
int i;

area=0;
centerX=0; centerY=0;
for(i=0; i<line; i++)
{
centerX+=x[i];
centerY+=y[i];
}

centerX=centerX/line;
centerY=centerY/line;

for(i=0; i<line-1; i++)
area += (0.5 * ( (x[i]-centerX)*(y[i+1]-centerY) - (x[i+1]-centerX)*(y[i]-centerY) ) );

return fabs(area);

}

double montecalro(double *x, double *y, int line)
{
double area;
float *xsort, *ysort;
float *xunsort, *yunsort;
double fraction;
float xrand, yrand;
int i,j;
long seed = time(0);

fraction=0;

xsort=calloc(line, sizeof(float));
ysort=calloc(line, sizeof(float));
xunsort=calloc(line, sizeof(float));
yunsort=calloc(line, sizeof(float));

for(i=0; i<line; i++)
{
xsort[i]=x[i];
ysort[i]=y[i];
xunsort[i]=x[i];
yunsort[i]=y[i];
}

for(i=0; i<line; i++)
for(j=i+1; j<line; j++)
{
if(xsort[i] > xsort[j]) swap(&xsort[i], &xsort[j]);
if(ysort[i] > ysort[j]) swap(&ysort[i], &ysort[j]);
}

area=(xsort[line-1]-xsort[0])*(ysort[line-1]-ysort[0]);
for(i=0; i<10000; i++)
{
xrand=xsort[0]+ran3(&seed)*(xsort[line-1]-xsort[0]);
yrand=ysort[0]+ran3(&seed)*(ysort[line-1]-ysort[0]);

if(pnpoly(line, xunsort, yunsort, xrand, yrand))
fraction++;
}

area=area*(fraction/10000);

free(xsort);
free(ysort);
free(xunsort);
free(yunsort);

return area;
}

int pnpoly(int npol, float *xp, float *yp, float x, float y)
{
int i, j, c = 0;
for (i = 0, j = npol-1; i < npol; j = i++) 
{
if ((((yp[i] <= y) && (y < yp[j])) || ((yp[j] <= y) && (y < yp[i]))) && (x < (xp[j] - xp[i]) * (y - yp[i]) / (yp[j] - yp[i]) + xp[i]))
c = !c;
}

return c;
}

void swap(float *a, float *b)
{
float temp;
temp = *a;
*a = *b;
*b = temp;
}

여기선 두가지 방법으로 넓이를 구합니다. 
구면 적분을 한것과 몬테카를로방법을 사용한것입니다. 

사용방법은 컴파일을 하신다음에 명령행(리눅스) 기준으로 쓰면
$ ./area 읽어들일데이터파일

이렇게 간단하게 쓰시면 되구요. 데이터파일의 모양은 

0.0 0.0
0.0 1.0
1.0 1.0
1.0 0.0
0.0 0.0

이런 식이 되면 좌표계에서 사각형의 넓이를 구하게 되는 것이죠.
값은 1이 나오게 됩니다. 

ps. ran3.c라는 파일은 numerical recipe에 있는 것인데요. 그냥 지우고 rand함수를 써도 무관합니다. 그래도 ran3가 더 정확하겠죠? 
Posted by blindfish